모양과 공간의 수학
기하는 '자를 대고 재는' 수학처럼 보이지만, 공학이 기하에서 정말로 빌려 쓰는 것은 무엇이 변하고 무엇이 변하지 않는가를 가려내는 눈입니다. 메쉬를 늘여도 변하지 않는 수(위상), 도로를 따라 달라지는 휨(곡률), 어떤 지도로도 피할 수 없는 왜곡(가우스 곡률), 사진 속에서 만나는 평행선(사영기하), 한 점에 모이지 않는 빛(수차). 이 장은 그 다섯 가지를 각각 하나의 공학 문제에서 꺼냅니다.
- 오일러 특성수 \(V-E+F\)로 메쉬의 구멍과 결함을 세고, 그래프의 한붓그리기·평면성 조건을 판정한다.
- 곡선의 곡률을 접촉원으로 이해하고, 도로·철도가 원호 앞에 클로소이드를 넣는 이유를 설명한다.
- 가우스 곡률과 '빼어난 정리'로 왜 구면을 평면에 왜곡 없이 펼 수 없는지, 지도 투영이 무엇을 포기하는지 안다.
- 동차 좌표와 호모그래피(3×3, 자유도 8)로 소실점을 계산하고, 4점 대응으로 원근을 펴는 DLT를 직접 돌린다.
- 구면 렌즈의 구면수차와 비구면 보정, 방사 왜곡 모델 \(r' = r(1+k_1r^2+k_2r^4)\)과 카메라 보정을 설명한다.
책상 위 영수증을 스마트폰으로 비스듬히 찍으면 직사각형 종이가 사다리꼴로 찍히고, 먼 쪽 글자는 작고 가까운 쪽 글자는 큽니다. 이미지를 회전·확대·기울이는(아핀) 어떤 조합으로도 이것은 펴지지 않습니다. 아핀 변환은 평행선을 평행하게 두는데, 사진 속 종이의 두 변은 평행하지 않고 저 멀리 한 점(소실점)에서 만나기 때문입니다. 스캔 앱은 종이의 네 모서리만 찾은 뒤, 그 네 쌍의 대응으로 3×3 호모그래피 행렬을 풀어 모든 픽셀을 반듯한 A4 위로 옮깁니다. 차선 인식 카메라가 도로를 하늘에서 내려다본 모습(버드아이 뷰)으로 바꾸는 것도 같은 행렬입니다.
늘여도 변하지 않는 수: 위상과 오일러 특성수
3D 스캐너가 만든 삼각형 메쉬는 수십만 개의 면으로 이루어져 있고, 스캔이 닿지 않은 곳에는 작은 구멍이 숨어 있습니다. 구멍 난 메쉬를 3D 프린터 슬라이서에 넣으면 '안'과 '밖'이 정의되지 않아 출력이 망가집니다. 면을 하나하나 눈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모양이 아무리 복잡해도 한 번에 답을 주는 숫자 하나가 필요합니다.
좌표·길이·각도는 메쉬를 조금만 매끄럽게 다듬어도 전부 바뀝니다. 그래서 질문을 바꿉니다. 찢거나 붙이지 않고 늘이고 구부리기만 할 때 변하지 않는 성질은 무엇인가? 이것을 다루는 분야가 위상수학(Topology)입니다. 위상수학자에게 도넛과 손잡이 달린 머그컵은 같은 물체입니다. 진흙 도넛을 주물러 머그컵을 만들 때 구멍 하나가 손잡이로 그대로 남기 때문입니다.
구멍의 개수를 어떻게 계산으로 셀까요? 오일러가 1750년대에 다면체에서 발견한 놀라운 사실이 답입니다. 꼭짓점 수 \(V\), 모서리 수 \(E\), 면 수 \(F\)는 다면체마다 제각각인데, \(V-E+F\)는 공처럼 생긴 다면체라면 항상 2입니다. 정육면체 8−12+6, 정이십면체 12−30+20 모두 2입니다. 아래에서 다면체를 바꾸고 분할을 잘게 해 보세요.
V − E + F는 무엇을 세는가
왜 쪼개도 불변일까요? 면 하나에 대각선을 그으면 \(E\)와 \(F\)가 1씩 늘어 상쇄되고, 모서리 중간에 점을 찍으면 \(V\)와 \(E\)가 1씩 늘어 상쇄됩니다. 모든 세분은 이 두 동작의 조합이니 χ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실무에서는 이 덕분에 수십만 면짜리 메쉬도 정수 세 개만 세어 "구멍 없는 공 모양인가(χ = 2, b = 0)"를 즉시 판정할 수 있습니다. 메쉬 처리 라이브러리의 '물샐틈없음(watertight)' 검사가 짝 없는 모서리와 함께 확인하는 값입니다.
다리 일곱 개와 칩 배선: 그래프와 평면성
위상적 사고의 출발점은 오히려 다면체보다 앞선 1736년의 퍼즐이었습니다. 프로이센 쾨니히스베르크(지금의 칼리닌그라드)에는 강 사이 땅 넷을 잇는 다리가 일곱 개 있었고, 시민들은 "모든 다리를 꼭 한 번씩만 건너는 산책"이 가능한지 궁금해했습니다. 오일러는 땅의 모양·다리 길이를 모두 버리고 땅 = 점, 다리 = 선으로만 남긴 그래프(Graph)로 바꿨습니다. 거리를 버리고 연결만 남긴다는 것, 이것이 위상적 사고입니다.
평면 그래프: 배선이 교차하지 않으려면
인쇄 회로 기판(PCB)이나 칩의 한 배선층에서는 선이 서로 교차할 수 없습니다. 교차가 필요하면 비아(via)로 다른 층으로 넘어가야 하고, 층과 비아는 곧 비용입니다. 그러면 "이 연결은 한 층에 교차 없이 그릴 수 있는가?"가 궁금해집니다. 여기서도 오일러 공식이 결정적입니다. 교차 없이 평면에 그린 연결 그래프는 바깥 영역까지 면으로 세면 \(V-E+F=2\)를 만족하고, 각 면이 적어도 세 변으로 둘러싸인다는 사실(\(3F \le 2E\))과 합치면 강력한 부등식이 나옵니다.
핸들을 언제 꺾을까: 곡률과 완화곡선
반지름 100 m 커브를 시속 60 km로 돌면 차는 약 2.8 m/s²의 원심 가속도를 받습니다(\(v^2/R\)). 직선 끝에서 원호가 곧바로 시작되면, 이 가속도가 0에서 2.8 m/s²로 한순간에 튀어야 하고 운전자는 핸들을 순간적으로 꺾어야 합니다. 실제로는 그럴 수 없으니 차가 차선을 벗어납니다. 직선과 원호는 매끄럽게(접선 방향이 같게) 이어져 있는데 무엇이 문제일까요?
접선이 연속이어도 '휘는 정도'가 불연속이기 때문입니다. 곡선이 한 점에서 얼마나 휘는지를 재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은 그 점에 가장 잘 들러붙는 원, 즉 접촉원(Osculating Circle)을 찾는 것입니다. 곡선 위 가까운 세 점을 지나는 원의 극한이고, 그 반지름이 곡률 반지름 \(R\), 역수가 곡률(Curvature) \(\kappa = 1/R\)입니다. 직선은 \(\kappa=0\)(\(R=\infty\)), 반지름 100 m 원은 어디서나 \(\kappa = 0.01\ \text{m}^{-1}\).
그러니 운전자가 핸들을 일정한 속도로 돌리게 하려면 곡률이 주행 거리에 비례해 0에서 \(1/R\)까지 서서히 늘어나는 곡선을 직선과 원호 사이에 끼워야 합니다. \(\kappa(s) = s/A^2\)인 곡선, 이것이 클로소이드(Clothoid, Euler spiral)이고, 도로 설계에서 완화곡선(Transition Curve)으로 쓰입니다. 철도는 3차 포물선 같은 다른 완화곡선도 쓰지만 목적은 같습니다: 곡률(=횡가속도)을 연속으로 만드는 것.
접촉원을 끌고 다니며 곡률 읽기
L = 0일 때와 L = 75 m일 때를 비교하면 이 절의 메시지가 보입니다. 원호의 반지름(최대 곡률)은 같은데, 곡률이 시작되는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클로소이드 구간의 횡저크 \(v^3/(RL)\)는 60 km/h, L = 75 m에서 약 0.6 m/s³으로, 일반적으로 쾌적하다고 보는 범위 안입니다. 롤러코스터 루프가 원이 아니라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물방울 모양인 것도 비슷한 이유로, 곡률을 점진적으로 바꿔 가속도의 급변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오렌지 껍질은 평평해지지 않는다: 가우스 곡률
돌돌 마는 디스플레이, 접는 스마트폰, 곡면 모니터는 모두 화면을 한 방향으로만 휩니다. 얇은 OLED 필름을 반구 모양 돔에 붙이려 하면 가장자리가 주름지거나 찢어집니다. 종이 한 장으로 원통은 쉽게 말지만 공은 감싸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원통과 공은 둘 다 '휘어 있는데' 무엇이 다를까요?
곡면 위 한 점에서는 방향마다 곡선의 곡률이 다릅니다. 가장 크게 휘는 방향과 가장 작게 휘는 방향의 곡률을 주곡률(Principal Curvatures) \(\kappa_1,\kappa_2\)라 하고, 그 곱을 가우스 곡률(Gaussian Curvature)이라 부릅니다.
가우스는 1827년, 이 곱이 곡면이 3차원 공간에 '어떻게 놓였는지'와 무관하게 곡면 위에서 잰 거리만으로 결정된다는 것을 증명하고 스스로 빼어난 정리(Theorema Egregium)라 이름 붙였습니다. 곡면을 늘이거나 줄이지 않고 구부리기만 하면(등거리 변형) 곡면 위 모든 거리가 그대로이니 \(K\)도 그대로입니다. 결론은 단호합니다.
- 종이(평면, \(K=0\))는 원통·원뿔(\(K=0\))로는 말리지만 구(\(K>0\))는 감싸지 못한다 → 휘는 디스플레이는 한 방향으로만 휜다. 두 방향으로 휘려면 재료가 늘어나야 한다.
- 구면(지구)은 어떤 방법으로도 거리 왜곡 없이 평면 지도로 펼 수 없다 → 다음 절의 지도 투영 문제.
- 피자 조각 끝을 손가락으로 U자로 접으면 끝이 처지지 않는다. 한 방향을 휘게 하면 \(K=0\)을 유지하려고 다른 방향의 곡률이 0으로 강제되기 때문이다. 골판지·주름 강판·함석 지붕이 휨에 강한 이유도 같다.
곡률이 '안에서' 보인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요? 곡면 위에 측지선(가장 짧은 길)으로 삼각형을 그리고 내각을 재면 됩니다. 평면에서는 180°지만 곡면에서는 그 안에 들어 있는 곡률만큼 어긋납니다.
구 위의 삼각형: 내각의 합은 180°가 아니다
지구를 종이에: 지도 투영과 티소 지시원
16세기 항해사는 "북동쪽 45°로 계속 가라" 같은 일정한 나침반 방위로 항해했습니다(항정선). 그런데 지구본 위에서 이 경로는 극을 향해 감기는 나선이라, 평범한 격자 지도에서는 곡선으로 그려져 자로 방위를 읽을 수 없었습니다. 빼어난 정리 때문에 완벽한 지도는 없으니,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버릴지 골라야 합니다.
메르카토르(1569)의 선택은 각도였습니다. 경선을 평행한 세로선으로 펴면 위도 \(\varphi\)에서 동서 방향이 \(\sec\varphi\)배 늘어나므로, 남북 방향도 같은 비율로 늘이면 국소적으로 모양(각도)이 보존됩니다. 이런 지도를 등각 투영(Conformal Projection)이라 하고, 그 위에서 항정선은 직선이 됩니다. 대가는 넓이입니다. 길이 배율 \(\sec\varphi\)가 두 방향에 다 걸리니 넓이는 \(\sec^2\varphi\)배, 위도 60°에서 4배, 70°에서 약 8.5배입니다.
투영이 어디서 얼마나 왜곡하는지 한눈에 보는 도구가 19세기 프랑스 수학자 티소의 지시원(Tissot's Indicatrix)입니다. 지구 위 곳곳에 같은 크기의 작은 원을 놓고 지도에 투영하면, 원이 타원으로 바뀝니다. 타원의 두 반지름 \(a, b\)가 그 지점의 최대·최소 길이 배율이고, \(ab\)가 넓이 배율, \(a/b\)가 각도 왜곡입니다. 수학적으로는 투영의 야코비 행렬(국소 선형 근사)의 특이값입니다(3장의 SVD).
티소 지시원: 같은 원이 지도마다 어떻게 변하나
| 투영 | 지키는 것 | 버리는 것 | 쓰이는 곳 |
|---|---|---|---|
| 메르카토르(웹 메르카토르) | 각도(등각) → 항정선이 직선, 확대해도 모양 유지 | 넓이(고위도 과장), 극 표현 불가 | 해도, 웹 지도 타일(확대 축소해도 길모퉁이가 직각) |
| 정거 원통(위경도 그대로) | 경선 방향 거리, 계산의 단순함 | 각도·넓이 모두 | 위성 영상·기후 데이터 격자, 360° 파노라마 저장 형식 |
| 람베르트 등적 원통 · 몰바이데 | 넓이(등적) | 각도(모양) | 인구·식생 분포처럼 '면적이 곧 양'인 주제도 |
| 심사 투영(그노몬) | 대원 → 직선 | 각도·넓이, 반구 이하만 | 대권 항로 계획 |
평행선이 만나는 곳: 사영기하와 소실점
앞 유리의 카메라가 찍은 도로에서 평행한 두 차선은 화면 위쪽 한 점으로 모입니다. 차선 사이 폭은 아래에서 300픽셀, 위에서 20픽셀입니다. 차가 차선 중앙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 미터 단위로 알려면 이 '모여드는' 기하를 되돌려야 합니다. 유클리드 기하에는 "평행선은 만나지 않는다"는 공리가 있는데, 사진 속에서는 매번 만납니다.
원근(핀홀 카메라)은 3차원 점 \((X,Y,Z)\)를 \((fX/Z,\ fY/Z)\)로 보냅니다. \(Z\)로 나누기가 모든 것의 원인입니다. 나눗셈은 선형이 아니라서 3장의 행렬로 바로 쓸 수 없습니다. 해결책은 좌표를 하나 더 붙이는 동차 좌표(Homogeneous Coordinates)입니다. 평면의 점 \((x,y)\)를 \((x,y,1)\)로 쓰고, \((wx, wy, w)\)는 모두 같은 점으로 칩니다. 그러면 '마지막 성분으로 나누기'를 맨 끝으로 미룰 수 있고, 그 전까지는 전부 행렬 곱입니다.
동차 좌표에서는 직선도 벡터 \(\ell = (a,b,c)\)(직선 \(ax+by+c=0\))로 쓰이고, 놀랍게도 점과 직선이 대칭이 됩니다.
| 기하 | 허용하는 변환 | 자유도(평면) | 보존되는 것(불변량) |
|---|---|---|---|
| 유클리드 | 회전 + 이동 | 3 | 길이, 각도, 넓이 |
| 닮음 | + 균일 확대 | 4 | 각도, 길이의 비 |
| 아핀 | + 기울임·비균일 확대 (2×2 행렬 + 이동) | 6 | 평행, 같은 직선 위 길이의 비, 넓이의 비 |
| 사영 | + 원근 (3×3 행렬, 동차 좌표) | 8 | 직선, 접합(점이 직선 위), 교차비 |
| 위상 | 연속 변형 | ∞ | 연결성, 구멍 수, 오일러 특성수 |
이 표는 펠릭스 클라인이 1872년 에를랑겐 프로그램에서 제시한 관점, "기하란 어떤 변환들 아래서 변하지 않는 성질을 연구하는 것"을 요약합니다. 아래로 갈수록 허용하는 변환이 많아지고 남는 불변량은 적어집니다. 변환들이 이루는 '군'은 12장의 주제입니다. 사영 아래서도 살아남는 대표 불변량은 한 직선 위 네 점의 교차비(Cross Ratio) \(\frac{AC\cdot BD}{BC\cdot AD}\)입니다. 침목 간격처럼 길이의 비는 원근에서 깨지지만 교차비는 그대로라서, 사진 한 장으로 도로 위 거리를 재는 데 쓸 수 있습니다. 화가들이 르네상스 시기에 정립한 원근법도 결국 이 기하를 손으로 구현한 것입니다(집필 예정인 ArtBook에서 다룰 예정).
네 점이면 충분하다: 호모그래피와 문서 스캔
카메라가 평면(종이, 도로 면, 체스판)을 찍을 때, 평면 위 점 \((u,v)\)와 사진 속 점 \((x,y)\) 사이의 관계는 정확히 3×3 행렬 하나로 쓰입니다. 이것이 호모그래피(Homography, 사영 변환)입니다.
미지수가 8개이고, 대응점 하나가 식 두 개(\(x\)와 \(y\))를 주므로 점 네 쌍이면 됩니다(그중 세 점이 한 직선 위에 있지 않아야 함). \(h_{33}=1\)로 두고 분모를 양변에 곱하면 선형식이 됩니다. 이 방법을 DLT(Direct Linear Transform)라 합니다.
문서 스캐너: 네 꼭짓점으로 원근 펴기
구면은 한 점에 모으지 못한다: 렌즈 수차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을 잘라 보면 렌즈가 교과서 그림의 볼록렌즈가 아니라 가장자리가 물결치듯 휜 플라스틱 조각 여러 장입니다. 수백 년 동안 렌즈는 구면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두 면을 서로 비비며 갈면 어느 방향으로 맞대도 꼭 맞는 유일한 모양인 구면으로 저절로 수렴하기 때문입니다. 만들기 쉬운 이 구면이 왜 부족할까요?
교과서의 렌즈 공식(얇은 렌즈, 근축 근사)은 \(\sin\theta \approx \theta\)를 가정합니다. 렌즈 중심 가까이 들어오는 광선에만 맞는 근사입니다. 실제 스넬 법칙 \(n_1\sin\theta_1 = n_2\sin\theta_2\)를 정확히 따라가면, 구면의 가장자리로 들어온 광선은 중심 광선보다 더 앞에서 축을 만납니다. 이것이 구면수차(Spherical Aberration)입니다. 해결책은 면의 모양 자체를 바꾸는 것, 곧 비구면(Asphere)입니다.
스넬 법칙으로 광선 추적: 구면수차와 비구면 보정
렌즈 설계는 곧 이런 '면 모양 최적화'입니다(9장). 구면만 쓰면 한 면이 지울 수 있는 수차가 적어서 렌즈를 여러 장 겹쳐 서로 상쇄시켜야 합니다. 비구면 한 장이 구면 여러 장의 일을 하므로, 두께가 몇 mm뿐인 스마트폰 카메라는 사출 성형한 플라스틱 비구면 렌즈 여러 장(대개 5~7장 안팎)으로 이 문제를 풉니다. 성형은 금형만 한 번 정밀하게 깎으면 같은 비구면을 대량으로 찍어낼 수 있어서, '갈기 쉬운 구면'의 경제학을 뒤집었습니다.
직선이 휘는 사진: 방사 왜곡과 카메라 보정
화각이 넓은 블랙박스·액션캠 영상에서는 화면 가장자리의 곧은 건물과 차선이 바깥으로 불룩하게 휩니다(배럴 왜곡). 사람 눈에는 '광각 느낌'이지만, 차선 검출기는 직선을 찾고 앞 절의 호모그래피는 직선이 직선으로 찍힌다고 가정합니다. 렌즈를 바꾸지 않고 소프트웨어로 펴려면 휨을 수식으로 써야 합니다.
렌즈가 축 대칭이면 왜곡도 축 대칭입니다. 화면 중심에서 거리 \(r\)인 점이 \(r'\)로 옮겨지는데, \(r'\)은 \(r\)의 홀함수여야 하므로(축 반대쪽은 반대로) 테일러 전개는 홀수 차수만 남습니다. 이것이 브라운–콘래디 계열의 방사 왜곡 모델(Radial Distortion Model)이고, OpenCV 같은 카메라 보정 도구의 기본형입니다.
직접 해 보는 렌즈 왜곡 보정
실제 카메라 보정은 이 시뮬레이터와 같은 생각을 더 크게 합니다. 체스판을 여러 각도로 찍고, 각 사진의 모서리 점들에 대해 "핀홀 카메라 \(K[R\,|\,\mathbf t]\) + 왜곡 \((k_1,k_2,\ldots)\)로 투영한 위치"와 "실제 검출 위치"의 차이(재투영 오차)를 최소화합니다. 초깃값은 앞 절의 호모그래피로 얻고, 마무리는 비선형 최소제곱(레벤버그–마쿼트)입니다. 위상(χ), 미분기하(곡률), 사영기하(H), 광학(수차)이 카메라 한 대 안에서 만나는 셈입니다.
이 도구가 쓰이는 곳
이 장의 도구들이 시리즈의 다른 책에서 어떤 문제를 푸는지 모았습니다. 거꾸로, 각 책에서 '더 깊이' 링크를 따라오면 이 장의 해당 절로 연결됩니다.
파노라마 합성, 체스판 보정, 왜곡 보정 프로필, 어안 렌즈 투영 OPTICSBOOK구면수차 · 비구면 렌즈
광선 추적, 자이델 수차, 스마트폰 모듈의 플라스틱 비구면 설계 CARBOOK클로소이드 · 버드아이 뷰
도로 완화곡선과 횡가속도, ADAS 차선 인식의 역원근 변환 DESIGNBOOK평면 그래프 · 배선
교차 없는 배선과 층수, K₅·K₃,₃, 배치·배선 알고리즘의 그래프 모델 DISPLAYBOOK가우스 곡률
롤러블·폴더블은 한 방향으로만 휜다, 곡면 패널의 늘어남과 주름 PHONEBOOK문서 스캔 · 카메라 모듈
스캔 앱의 4점 원근 보정, 초광각 카메라의 왜곡 보정 SHIPBOOK메르카토르 · 대권 항로
해도의 등각 투영, 항정선과 대권 항해의 거리 차이 AIBOOK사영 변환 · 3D 메쉬
원근 변환 데이터 증강, 메쉬 기반 3D 재구성의 위상 검사
핵심 정리
- 위상수학은 연속 변형 아래 불변인 성질만 본다. 오일러 특성수 \(\chi = V-E+F = 2-2g-b\)는 분할 방식과 무관하며, 메쉬의 구멍·결함을 정수 하나로 검출한다.
- 그래프로 추상화하면 한붓그리기 조건(홀수 차수 점 0개 또는 2개)과 평면성 한계(\(E\le 3V-6\), \(K_5\)·\(K_{3,3}\)는 비평면)가 오일러 공식에서 나온다.
- 곡률은 접촉원 반지름의 역수이자 거리당 방향 회전율이다. 횡가속도 \(v^2\kappa\)를 연속으로 만들려고 도로는 곡률이 거리에 비례하는 클로소이드를 원호 앞에 넣는다.
- 가우스 곡률 \(K=\kappa_1\kappa_2\)는 곡면 안에서 잴 수 있는 양이다(빼어난 정리). 그래서 구면은 평면으로 왜곡 없이 펴지지 않고, 휘는 디스플레이는 한 방향으로만 휜다. 측지 삼각형의 내각 합은 \(\pi + \iint K\,dA\).
- 지도 투영은 각도(메르카토르)와 넓이(등적) 중 하나를 고른다. 티소 지시원의 두 반지름 = 투영 야코비의 특이값.
- 원근은 '나누기'라서 동차 좌표로 행렬화한다. 평행선은 무한원점에서 만나며 외적으로 소실점을 계산한다. 평면→사진은 호모그래피(3×3, 자유도 8)이고 대응점 4쌍의 DLT로 구한다.
- 구면은 만들기 쉽지만 가장자리 광선을 앞에 모은다(구면수차). 원뿔 상수·비구면 계수로 면 모양을 바꿔 보정한다. 왜곡은 위치만 옮기므로 \(r' = r(1+k_1r^2+k_2r^4)\) 모델로 계산 보정한다.
확인 퀴즈
정이십면체는 꼭짓점 12개, 면 20개다. 모서리는 몇 개인가?
3D 스캔 메쉬(닫혀 있음, 경계 없음)를 검사했더니 V − E + F = −2가 나왔다. 이 표면은?
도로에서 직선과 원호 사이에 클로소이드를 넣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지구 위에 세 각이 모두 90°인 측지선 삼각형(북극–적도 위 경도 0°–경도 90°)의 넓이는 지구 겉넓이의 몇 분의 일인가?
비스듬히 찍은 문서를 반듯하게 펴는 호모그래피를 정하려면 최소 몇 쌍의 대응점이 필요한가?
메르카토르 지도에서 위도 60°에 있는 땅은 적도의 같은 넓이 땅보다 지도 위에서 몇 배로 그려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