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을 격자로 자르기
마이크 앞의 공기 압력은 매 순간 연속적으로 변하고, 렌즈가 센서에 맺는 상도 위치에 따라 연속적으로 변합니다. 컴퓨터는 그중 유한 개의 숫자만 기억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디지털로 옮기는 순간 무언가를 반드시 잃어야 할까요? 놀랍게도 답은 "조건만 맞으면 하나도 잃지 않는다"입니다. 이 장은 그 조건이 무엇인지, 조건을 어기면 어떤 유령이 나타나는지(거꾸로 도는 바퀴, 셔츠 위의 물결무늬, 사진 속 무지개색 얼룩), 그리고 공학이 그 유령을 어떻게 막는지를 따라갑니다.
- 샘플링이 "주기 단위로만 아는" 측정이라는 사실에서 수레바퀴 효과와 에일리어싱을 같은 원리로 설명할 수 있다.
- 주파수 접힘 공식 \(f_{\text{alias}} = |f - k f_s|\)로 샘플된 신호가 어디에 나타날지 계산할 수 있다.
- 나이퀴스트–섀넌 표본화 정리와 sinc 보간을 이해하고, 왜 정확히 \(2B\)가 아니라 \(2B\)보다 커야 하는지 안다.
- 안티앨리어싱 필터(오디오 ADC, 카메라 OLPF)가 왜 샘플링 앞에 있어야 하는지 설명한다.
- 2차원 에일리어싱인 모아레와 베이어 위색을 주파수 벡터의 접힘으로 이해한다.
- 양자화 잡음 \(q^2/12\)에서 SNR ≈ 6.02N + 1.76 dB를 유도하고, 디더가 왜 도움이 되는지 안다.
음악은 연속 파형입니다. 1초 동안의 파형을 "완벽하게" 적으려면 무한히 많은 순간의 값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런데 표본화 정리는, 신호에 \(B\) 이상의 주파수가 없다면 1초에 \(2B\)보다 조금 많은 값만 적어도 원래 파형을 정확히 되살릴 수 있다고 말합니다. 사람의 가청 한계는 대략 20 kHz이므로 40 kHz에 필터 여유를 더한 44.1 kHz면 충분합니다. 44,100이라는 숫자 자체는 초기 디지털 녹음이 PCM 어댑터로 비디오테이프에 기록하던 시절의 흔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NTSC 60필드 × 245줄 × 3샘플 = PAL 50필드 × 294줄 × 3샘플 = 44,100).
영화 속 바퀴는 왜 거꾸로 도는가
서부영화의 마차 바퀴, 자동차 광고의 휠이 화면에서 느리게 멈추거나 심지어 거꾸로 돕니다. 카메라는 고장 나지 않았고 바퀴도 정상입니다. 무엇이 잘못됐을까요?
영화 카메라는 1초에 24장(24 fps)의 사진을 찍습니다. 즉 바퀴의 움직임을 연속으로 보지 않고 \(1/24\)초마다 한 번씩만 봅니다. 그런데 살이 \(N\)개인 바퀴는 \(360°/N\)만큼 돌면 원래 모습과 구별되지 않습니다. 살 5개짜리 휠이 한 프레임 사이에 72° 돌았다면 사진은 정지한 바퀴와 똑같습니다. 70° 돌았다면? 뇌는 "앞으로 70° 돌았다"와 "뒤로 2° 돌았다" 중 더 작은 움직임을 고릅니다. 그래서 바퀴는 천천히 거꾸로 도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를 식으로 쓰면, 프레임 사이 실제 회전각 \(\Delta\theta\)와 대칭 주기 \(\Theta = 360°/N\)에 대해 겉보기 회전은 \(\Theta\)의 정수배를 빼서 \([-\Theta/2, \Theta/2]\) 구간으로 접은 값입니다.
구체적인 숫자로 봅시다. 지름 65 cm 타이어로 시속 60 km를 달리면 초당 약 8.16바퀴, 24 fps 카메라로는 프레임당 약 122.4°를 돕니다.
| 살 개수 N | 대칭 주기 Θ | 겉보기 회전 / 프레임 | 겉보기 속도 | 화면에서 |
|---|---|---|---|---|
| 4 | 90° | +32.4° | +2.16 회/s | 느리게 정방향 |
| 5 | 72° | −21.6° | −1.44 회/s | 거꾸로 돈다 |
| 6 | 60° | +2.4° | +0.16 회/s | 거의 멈춤 |
수레바퀴 효과: 회전 속도 × 프레임률
이 절의 교훈은 한 줄입니다. 일정 간격으로만 보는 관측자는 움직임을 '한 주기의 정수배만큼' 구별하지 못한다. 바퀴에서는 각도가 \(360°/N\)의 배수만큼 모호했습니다. 다음 절에서 이것이 주파수에서는 \(f_s\)의 배수만큼의 모호함이 된다는 것을 봅니다.
사인파를 샘플링하면: 에일리어싱과 주파수 접힘
유선 전화(PCM 전화망)는 목소리를 초당 8,000번 샘플링합니다. 수화기 앞에서 7 kHz 휘파람을 불면 상대방에게는 어떤 소리가 들릴까요? 아무 소리도 안 들리는 것이 아니라, 1 kHz 소리가 들립니다. 실제 전화기에는 이를 막는 필터가 있지만, 필터가 없다면 그렇게 됩니다.
샘플링 주파수 \(f_s\)(샘플 간격 \(T = 1/f_s\))로 사인파 \(\sin(2\pi f t)\)를 찍으면 \(n\)번째 숫자는 \(x[n] = \sin(2\pi f n/f_s)\)입니다. 이제 주파수를 \(f_s\)만큼 올려 봅시다.
즉 샘플링된 숫자만 보고는 \(f\), \(f_s - f\), \(f_s + f\), \(2f_s - f\), … 를 구별할 수 없습니다. 이 주파수들은 서로의 에일리어스(alias, 가명)입니다. 그중 가장 낮은 것, 즉 \(0\)과 \(f_s/2\) 사이에 있는 것이 재생할 때 실제로 들리는 주파수입니다.
입력 주파수를 0부터 올리면서 보이는 주파수를 그리면, 종이를 \(f_s/2\)마다 아코디언처럼 접은 모양이 됩니다. 그래서 에일리어싱을 주파수 접힘(frequency folding)이라고도 합니다.
사인파 샘플링과 에일리어스 (소리 포함)
나이퀴스트–섀넌 표본화 정리: 점 사이를 어떻게 아는가
CD에는 1/44,100초 간격의 숫자만 있습니다. 스피커는 그 사이의 매 순간에도 어떤 전압을 내야 합니다. 점들을 직선으로 이으면 될까요? 계단으로 이으면? 점들을 지나는 곡선은 무한히 많은데, 그중 무엇이 "원래" 파형일까요?
답의 열쇠는 가정입니다. 주어진 점을 지나는 곡선은 무한히 많지만, "\(B\)보다 높은 주파수를 포함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붙이면 2절에서 본 에일리어스들(모두 \(f_s/2\) 위에 있다)이 전부 탈락하고 단 하나만 남습니다. 이것을 주파수 영역에서 보면 더 분명합니다. 5장(푸리에)에서 본 것처럼, 일정 간격으로 샘플링하는 것은 신호에 임펄스 열(빗, comb)을 곱하는 것이고, 시간의 곱은 주파수의 합성곱이므로 스펙트럼이 \(f_s\) 간격으로 복사됩니다.
그림 (a)에서 원본을 꺼내는 이상적 저역통과 필터의 임펄스 응답이 바로 sinc 함수입니다. 그래서 재구성 공식은 "각 샘플 위치에 그 샘플 값만큼 키운 sinc를 하나씩 놓고 모두 더하라"가 됩니다.
샘플을 끌어서 sinc 재구성 보기
왜 "2배"가 아니라 "2배보다 커야" 하는가
조건이 \(f_s \ge 2B\)가 아니라 \(f_s > 2B\)인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정확히 \(f = f_s/2\)인 신호를 샘플링하면 한 주기에 샘플이 딱 2개 들어갑니다. 코사인이라면 꼭짓점을 찍어 +1, −1, +1, …이 남지만, 사인이라면 매번 0을 지나는 순간을 찍어 0, 0, 0, …만 남습니다. 위상에 따라 진폭이 \(\cos\varphi\)배로 줄어 보이고, 최악의 경우 신호 전체가 사라집니다.
안티앨리어싱 필터: 자르기 전에 걸러라
마이크 신호에는 사람이 못 듣는 성분도 섞여 있습니다. 심벌즈의 초음파 배음, 스위칭 전원과 무선 기기에서 새어 든 수십 kHz 잡음… 들리지 않으니 괜찮을까요? 44.1 kHz로 샘플링하는 순간 25 kHz 성분은 19.1 kHz로, 30 kHz 성분은 14.1 kHz로 접혀 들리는 대역 한가운데에 내려앉습니다.
2절의 경고대로 접힌 뒤에는 고칠 수 없으므로, 샘플러(ADC) 앞에 아날로그 저역통과 필터를 두어 \(f_s/2\) 위의 성분을 미리 없애야 합니다. 이것이 안티앨리어싱 필터(anti-aliasing filter)입니다. 문제는 그 필터가 얼마나 가팔라야 하느냐입니다. 44.1 kHz에서 20 kHz까지는 그대로 통과시키고, 들리는 대역(20 kHz 이하)으로 접혀 들어올 수 있는 가장 낮은 주파수 \(f_s - 20\text{ kHz} = 24.1\) kHz에서는 16비트의 잡음 수준(약 −96 dB) 아래로 깎아야 합니다. 2 kHz 남짓한 간격 안에서 96 dB를 떨어뜨려야 하는 것입니다.
| 샘플링 주파수 | 접혀 들어오는 최저 주파수 fs − 20 kHz | 96 dB에 필요한 버터워스 차수 (fc = 20 kHz) |
|---|---|---|
| 44.1 kHz | 24.1 kHz | ≈ 60 |
| 48 kHz | 28 kHz | ≈ 33 |
| 96 kHz | 76 kHz | ≈ 9 |
| 352.8 kHz (8× 오버샘플링) | 332.8 kHz | ≈ 4 |
표가 현대 ADC의 해법을 보여 줍니다. 먼저 목표보다 훨씬 높은 샘플률(예: 64배, 2.8224 MHz)로 거칠게 샘플링하면 아날로그 필터는 저차로 충분합니다. 그다음 디지털 저역통과 필터로 20 kHz 위를 정밀하게 자르고 샘플을 솎아(데시메이션) 44.1 kHz로 내립니다. 디지털 필터는 소자 오차가 없고 선형 위상 FIR로 만들 수 있으므로 수백 탭짜리 가파른 필터도 문제없습니다. 델타-시그마 ADC가 바로 이 구조입니다(AnalogBook).
안티앨리어싱 필터 설계: 얼마나 가팔라야 하나
카메라의 안티앨리어싱: 광학 저역통과 필터(OLPF)
이미지 센서도 똑같은 문제를 겪습니다. 센서는 공간을 픽셀 피치 \(p\) 간격으로 샘플링하므로 공간 나이퀴스트 주파수는 \(1/(2p)\)입니다. 그런데 장면에는 주파수 상한이 없습니다. 셔츠의 가는 줄무늬, 먼 건물의 창문 격자, 머리카락은 얼마든지 가늘 수 있습니다. 픽셀 하나가 면적 전체의 빛을 모으는 것 자체가 일종의 평균 필터이긴 하지만, 개구율 100%인 정사각 픽셀의 MTF는 \(\operatorname{sinc}(fp)\)여서 나이퀴스트에서도 \(\operatorname{sinc}(0.5) \approx 0.64\)나 남습니다. 충분히 막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디지털 카메라는 센서 바로 앞에 복굴절 결정판(수정이나 니오브산리튬 등)을 겹친 광학 저역통과 필터(OLPF, optical low-pass filter)를 둡니다. 복굴절판은 빛을 편광에 따라 약간 떨어진 두 갈래로 나누므로, 가로·세로로 한 장씩 겹치면 한 점의 빛이 약 1픽셀 간격의 네 점으로 퍼집니다. 의도적으로 상을 살짝 흐려 나이퀴스트 근처와 그 위의 공간 주파수를 깎는 것입니다.
2차원 에일리어싱 = 모아레
가는 줄무늬 셔츠를 입은 출연자가 TV에 나오면 셔츠 위에 굵은 물결무늬가 꿈틀거립니다. 고층 건물 외벽을 찍은 사진에는 실제로 없는 곡선 띠가 나타납니다. 이 무늬는 어디서 왔을까요?
2차원에서는 주파수가 벡터가 됩니다. 줄무늬 \(\cos(2\pi\,\mathbf{k}\cdot\mathbf{x})\)의 주파수 벡터 \(\mathbf{k} = (k_x, k_y)\)는 줄무늬에 수직인 방향을 가리키고, 길이 \(|\mathbf{k}|\)는 단위 길이당 줄 수(주기의 역수)입니다. 픽셀 피치 1인 정사각 격자로 샘플링하면, 1차원에서 \(f\)와 \(f + kf_s\)가 같았던 것처럼 \(\mathbf{k}\)와 \(\mathbf{k} + \mathbf{m}\)(\(\mathbf{m}\)은 정수 벡터)이 같은 샘플을 만듭니다.
고운 줄무늬가 거의 정수 벡터 \(\mathbf{m}\) 근처의 주파수를 가지면 \(\mathbf{k}_{\text{alias}}\)가 아주 짧아져 굵고 느린 가짜 무늬가 됩니다. 이것이 모아레입니다. 아래 시뮬레이터의 오른쪽 평면에서 \(\mathbf{k}\)를 직접 끌어 보세요.
모아레: 줄무늬 × 픽셀 격자, 그리고 두 격자 겹치기
두 격자를 겹치면: 모아레는 확대경이다
모아레는 꼭 카메라에만 생기지 않습니다. 망사 커튼 두 장, 겹친 철망, 인쇄 망점과 스캐너 격자처럼 주기 구조 두 개가 겹치면 언제나 생깁니다. 투과율 \(\tfrac12(1 + \cos 2\pi\mathbf{k}_1\!\cdot\mathbf{x})\)와 \(\tfrac12(1+\cos 2\pi\mathbf{k}_2\!\cdot\mathbf{x})\)를 곱하면 곱셈 공식에 의해 합 주파수 \(\mathbf{k}_1 + \mathbf{k}_2\)와 차 주파수 \(\mathbf{k}_1 - \mathbf{k}_2\) 성분이 생기는데, 눈(또는 카메라의 흐림)은 고운 성분을 평균해 버리고 느린 차 주파수만 남깁니다. 주기가 \(p_1, p_2\)이고 사이각이 \(\alpha\)인 두 줄 격자의 모아레 주기는
이 확대 효과는 계측에 그대로 쓰입니다. 두 격자의 상대 위치가 격자 주기의 일부만큼만 어긋나도 모아레 무늬는 그 수십 배만큼 이동하므로, 모아레를 이용한 정렬 마크와 오버레이(층간 정렬) 측정 기법이 노광 분야에서 연구·사용되어 왔습니다(LithoBook). 반대로 디스플레이에서는 패널의 픽셀 격자와 그 위에 얹는 터치 센서 메쉬나 광학 필름의 주기 구조가 겹쳐 생기는 모아레가 골칫거리여서, 두 구조의 피치와 각도를 모아레 주기가 눈에 띄지 않도록 설계합니다(DisplayBook).
베이어 컬러 필터 배열과 위색
실리콘 포토다이오드는 색을 구별하지 못하고 광자 수만 셉니다. 컬러 사진을 찍으려면 픽셀 위에 빨강·초록·파랑 필터를 하나씩 올려야 하는데, 그러면 각 색은 전체 픽셀의 일부에서만 샘플링됩니다. 흑백 줄무늬 셔츠를 찍었는데 사진에 무지개색 얼룩이 생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가장 널리 쓰이는 배열은 코닥의 브라이스 베이어(Bryce Bayer)가 1976년 특허를 받은 베이어 패턴(Bayer color filter array)입니다. 2×2 칸마다 초록 둘, 빨강 하나, 파랑 하나를 둡니다. 초록이 두 배인 것은 사람 눈의 밝기 감도가 초록 파장대에서 가장 높아 밝기 정보의 대부분을 초록이 맡기 때문입니다.
흑백 줄무늬라면 R, G, B 값이 모두 같아야 합니다. 하지만 주파수가 R/B의 나이퀴스트(0.25 cycles/pixel)를 넘으면 R과 B는 접힌 가짜 무늬를, G는 (아직 0.5 아래라면) 진짜 무늬를 봅니다. 빠진 색을 이웃에서 채우는 디모자이킹(demosaicing) 단계에서 세 색의 무늬가 서로 어긋나 있으니, 흑백이어야 할 자리에 색이 생깁니다. 이것이 위색(false color) 또는 컬러 모아레입니다.
베이어 샘플링과 디모자이킹의 위색
값도 잘라야 한다: 양자화와 디더
표본화 정리 덕분에 시간 축은 잃는 것 없이 자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각 샘플의 값도 여전히 실수(무한 자릿수)입니다. CD는 각 샘플을 16비트, 즉 65,536단계 중 하나로 반올림해 저장합니다. 이번에는 정말로 정보를 잃습니다. 얼마나 잃을까요?
전체 범위 \([-1, 1)\)를 \(N\)비트로 나누면 한 단계(1 LSB)의 크기는 \(q = 2/2^N\)입니다. 반올림 양자화(quantization)는 입력을 가장 가까운 단계로 옮기므로 오차는 항상 \(\pm q/2\) 안에 있습니다.
오차를 \([-q/2, q/2]\)의 균등분포 확률변수로 보면(7장 확률) 그 분산, 즉 잡음 전력은 \(q^2/12\)입니다. 여기에 최대 진폭 사인파(진폭 1, 전력 1/2)를 넣으면 신호 대 잡음비가 나옵니다.
| 비트 수 | 단계 수 | 이론 SNR (최대 사인) | 대표 용도 |
|---|---|---|---|
| 8 | 256 | 49.9 dB | 8비트 이미지 채널, 초기 디지털 오디오 장비 |
| 12 | 4,096 | 74.0 dB | 이미지 센서 RAW, 계측용 ADC |
| 16 | 65,536 | 98.1 dB | CD 오디오 |
| 24 | 16,777,216 | 146.2 dB | 녹음·제작용 오디오 (실제 ADC 성능은 아날로그 잡음이 제한) |
디더: 일부러 잡음을 더해 더 깨끗하게
균등 잡음 가정은 신호가 단계를 여러 개 바쁘게 넘나들 때 잘 맞습니다. 신호가 작거나 단순하면 깨집니다. 진폭이 반 LSB도 안 되는 조용한 사인파는 반올림하면 전부 0이 되어 사라집니다. 몇 LSB짜리 사인파는 매 주기 똑같은 계단 모양이 되어, 오차가 신호와 같은 주기로 반복되므로 잡음이 아니라 고조파 왜곡(배음)으로 들립니다. 피아노 소리가 잦아드는 꼬리에서 이런 거친 왜곡이 들리면 무척 거슬립니다.
해법은 역설적입니다. 양자화 전에 1~2 LSB 크기의 작은 무작위 잡음, 즉 디더(dither)를 더합니다. 그러면 같은 입력값이라도 반올림이 매번 다르게 일어나, 오차가 신호와 통계적으로 무관해집니다. 특히 두 균등 난수를 더한 삼각 분포(TPDF, ±1 LSB) 디더는 오차의 평균과 분산이 신호 값에 의존하지 않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가는 잡음 전력 증가(TPDF는 \(q^2/12\)에 \(q^2/6\)이 더해져 3배, 약 4.8 dB)이지만, 거슬리는 왜곡이 고른 쉬익 소리로 바뀌고 1 LSB보다 작은 신호도 평균적으로 살아남습니다.
양자화 비트 수, 잡음 바닥, 디더
시뮬레이션의 격자: 공간과 시간을 얼마나 잘게 자를까
1 µm 픽셀의 마이크로렌즈와 컬러 필터를 지나는 빛을 FDTD(유한차분 시간영역법)로 계산하려 합니다. 공간을 너무 굵게 자르면 결과가 틀리고, 너무 잘게 자르면 계산이 끝나지 않습니다. 기준은 무엇일까요?
시뮬레이션의 격자도 연속 세계를 샘플링하는 것이므로 이 장의 규칙을 그대로 따릅니다. 표본화 정리만 보면 파장당 2셀이 절대 하한입니다. 하지만 유한차분은 sinc 재구성처럼 이상적인 보간이 아니라 이웃 몇 개만 보는 근사여서, 셀이 거칠면 파동이 실제보다 느리게 전파되는 수치 분산(numerical dispersion)이 생깁니다. 이 오차는 전파 거리에 따라 쌓이므로 실무에서는 가장 굴절률이 높은 매질 속 파장 기준으로 파장당 10~20셀을 씁니다.
| 파장당 셀 수 λ/Δx | 위상 속도 오차 (1D FDTD, 쿠랑 수 0.5) | 의미 |
|---|---|---|
| 5 | −5.7% | 몇 파장만 진행해도 위상이 크게 어긋난다 |
| 10 | −1.3% | 짧은 구조에는 쓸 만함 (100파장 진행 시 위상 1파장 이상 오차) |
| 20 | −0.31% | 정밀 계산의 흔한 기준 |
시간 축에도 조건이 있습니다. 한 시간 간격 동안 빛이 한 셀보다 멀리 가 버리면, 이웃 셀만 보는 계산은 그 정보를 놓치고 해가 지수적으로 폭주합니다. 이것이 CFL 조건(Courant–Friedrichs–Lewy condition)입니다.
두 조건을 합치면 격자 계산 비용이 얼마나 빨리 커지는지 보입니다. 3차원에서 셀 크기를 절반으로 줄이면 셀 수가 8배, CFL 때문에 시간 스텝 수가 2배가 되어 계산량은 16배가 됩니다. 수치 오차의 다른 얼굴(반올림, 안정성, 강성 문제)은 10장 컴퓨터는 어떻게 틀리는가에서, 반도체 공정·소자 시뮬레이션의 메시 설계는 TCADBook에서 이어집니다.
이 도구가 쓰이는 곳
연속을 격자로 자르는 일은 디지털 기기의 입구와 출구 어디에나 있습니다. 시리즈의 다른 책에서 이 장의 도구가 나오는 곳입니다.
디지털 신스의 톱니파가 고음에서 지저분해지는 이유와 대역 제한 합성 ANALOGBOOKADC·DAC와 안티앨리어싱 필터
샘플-홀드, 델타-시그마, 재구성 필터, 비트 수와 SNR SENSORBOOK픽셀 피치와 양자화
공간 나이퀴스트, 컬럼 ADC 비트 수, 양자화 잡음과 읽기 잡음 CAMERABOOKOLPF, 모아레, 위색
베이어 디모자이킹과 OLPF 유무에 따른 해상감·모아레 절충 OPTICSBOOKMTF와 나이퀴스트
렌즈 MTF가 픽셀 나이퀴스트에서 얼마나 남아야 하나 DISPLAYBOOK서브픽셀과 모아레, 디더
픽셀 격자와 터치 메쉬의 모아레, FRC 디더링으로 계조 늘리기 COLORBOOK크로마 서브샘플링
4:2:0이 색 해상도를 줄여도 티가 덜 나는 이유 LITHOBOOK모아레 정렬과 오버레이
주기 격자의 미세한 어긋남을 확대해 읽는 계측 PHONEBOOK스마트폰 오디오와 카메라
통화 음성의 샘플률, 작은 픽셀과 비닝, 고해상도 센서의 디모자이킹 TCADBOOK메시와 시간 간격
FDTD와 소자 시뮬레이션의 격자 크기, CFL 조건
핵심 정리
- 일정 간격으로만 보는 관측자는 한 주기의 정수배만큼의 차이를 구별하지 못한다. 바퀴에서는 \(360°/N\), 주파수에서는 \(f_s\), 2차원에서는 정수 벡터 \(\mathbf{m}\)이 그 주기다.
- 에일리어스 주파수는 \(f_{\text{alias}} = |f - \operatorname{round}(f/f_s)\,f_s|\). 입력-출력 관계는 \(f_s/2\)마다 접힌 아코디언 모양이다.
- 표본화 정리: \(|f| \ge B\) 성분이 없고 \(f_s > 2B\)이면 \(x(t) = \sum x[n]\,\operatorname{sinc}((t - nT)/T)\)로 정확히 복원된다. 정확히 \(f_s/2\)는 위상에 따라 사라질 수 있어 등호는 안 된다.
- 에일리어싱은 샘플링 후에는 되돌릴 수 없다. 오디오는 안티앨리어싱 필터(현대 ADC는 오버샘플링 + 디지털 데시메이션), 카메라는 렌즈 MTF·픽셀 개구·OLPF가 샘플링 전에 대역을 제한한다.
- 모아레는 2차원 에일리어싱이다. 나이퀴스트 영역은 정사각형이고, 두 주기 구조가 겹치면 차 주파수 \(\mathbf{k}_1 - \mathbf{k}_2\)가 확대된 무늬로 보인다. 베이어 배열에서는 R/B가 G보다 성기게 샘플링되어 위색이 생긴다.
- 양자화 잡음은 \(q^2/12\), 최대 사인의 SNR은 \(6.02N + 1.76\) dB. 디더는 잡음을 조금 늘리는 대신 왜곡과 미소 신호 소실을 없앤다.
- 시뮬레이션 격자도 샘플링이다. 공간은 파장당 10~20셀(수치 분산), 시간은 CFL 조건 \(c\Delta t \le \Delta x/\sqrt{d}\)을 지켜야 한다.
확인 퀴즈
48 kHz로 샘플링하는 ADC에 안티앨리어싱 필터 없이 30 kHz 사인파가 들어왔다. 재생하면 어떤 주파수가 들리는가?
살이 6개인 바퀴가 초당 4바퀴 돈다. 24 fps 카메라로 찍으면 어떻게 보이는가?
표본화 정리의 조건이 \(f_s \ge 2B\)가 아니라 \(f_s > 2B\)인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최대 진폭 사인파를 16비트로 양자화할 때 이론적인 SNR에 가장 가까운 값은?
디지털 카메라의 광학 저역통과 필터(OLPF)가 하는 일로 가장 알맞은 것은?
3차원 FDTD에서 셀 크기를 절반으로 줄이고 같은 물리 시간을 계산하려면, 계산량은 대략 몇 배가 되는가? (CFL 조건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