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렬은 변환이다
행렬을 "숫자를 네모나게 늘어놓은 표"로 배웠다면, 이 장에서 그 생각을 버립니다. 행렬은 공간 전체를 한 번에 휘고 늘이고 돌리는 기계이고, 칸에 적힌 숫자는 그 기계의 설계도입니다. 이렇게 보면 행렬 곱은 "변환을 이어 붙이기", 역행렬은 "되돌리기", 행렬식은 "넓이가 몇 배 되나", 고유벡터는 "방향이 안 바뀌는 축"이라는 그림이 됩니다. 그리고 그 그림 하나하나가 카메라의 색, 건물의 흔들림, 이미지 압축이라는 공학 문제를 풀어 줍니다.
- 행렬의 각 열을 "기저벡터가 가는 곳"으로 읽고, 2×2 행렬이 격자를 어떻게 바꾸는지 머릿속으로 그릴 수 있다.
- 행렬식을 넓이 배율(부호는 방향 뒤집힘)로, 행렬 곱을 변환의 합성으로 해석하고 AB ≠ BA인 이유를 설명한다.
- 연립방정식 Ax = b를 "어떤 입력이 이 출력으로 가나"로 보고, det = 0과 조건수가 무엇을 잃게 하는지 안다.
- 카메라 색 보정 행렬(CCM)의 구조(행 합 = 1, 음수 비대각 원소)와 노이즈 증폭 트레이드오프를 계산한다.
- 고유벡터·고유값을 손으로 찾고, 구조물의 고유진동수와 모드 형상이 고유값 문제임을 이해한다.
- SVD를 회전–늘이기–회전으로 읽고, 저랭크 근사로 이미지를 압축해 본다.
스마트폰 이미지 센서의 R·G·B 컬러 필터는 사람 눈의 세 원뿔세포와 분광 감도가 다릅니다. 필터끼리 겹치는 모양도, 봉우리 위치도 다르지요. 그래서 센서가 읽은 숫자를 그대로 화면에 보내면 하늘은 탁하고 피부는 누렇고 초록은 빛이 바랩니다. 픽셀마다 "이 색이면 이렇게 고쳐라"를 표로 만들기에는 색의 조합이 너무 많습니다.
해법은 놀랍도록 작습니다. 3×3 행렬 하나, 숫자 아홉 개가 모든 픽셀의 (R, G, B)를 표준 색공간의 (R, G, B)로 옮깁니다. 행렬은 색 하나하나가 아니라 색공간 전체를 한 번에 변환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색 보정 행렬(CCM)이고,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의 모든 카메라 파이프라인에서 초당 수억 번 곱해지고 있습니다.
행렬은 기저벡터가 어디로 가는지의 기록
사진 편집 앱에서 사진을 15° 돌리고, 옆으로 살짝 비스듬하게 밀고, 가로로 1.2배 늘린다고 합시다. 1,200만 화소 각각의 새 좌표를 계산해야 합니다. 회전 공식, 전단 공식, 확대 공식을 따로 만들어 차례로 적용해야 할까요? 변환이 수백 종류라면 공식도 수백 개일까요?
막힌 곳을 뚫는 관찰은 이것입니다. 위의 변환들은 모두 선형 변환(linear transformation)입니다. 원점은 제자리에 있고, 직선은 직선으로, 평행하고 등간격인 격자선은 여전히 평행하고 등간격인 격자선으로 갑니다. 식으로 쓰면 \(T(a\mathbf{u}+b\mathbf{v}) = aT(\mathbf{u}) + bT(\mathbf{v})\)입니다.
이 성질 하나로 놀라운 일이 생깁니다. 평면의 모든 벡터는 \(\mathbf{v} = x\,\hat{\imath} + y\,\hat{\jmath}\)처럼 두 기저벡터의 조합으로 쓸 수 있으니, 선형성에 의해
즉 두 벡터(숫자 네 개)만 알면 평면 전체가 어디로 가는지 다 안다는 뜻입니다. 행렬은 바로 그 네 숫자를 적어 둔 기록입니다. 1,200만 화소든 무한히 많은 점이든, 공식은 \(A\mathbf{v}\) 하나입니다. 회전이냐 전단이냐는 공식의 종류가 아니라 칸에 적힌 숫자의 차이일 뿐입니다.
아래 시뮬레이터가 이 장의 대표 데모입니다. 초록 점(î가 가는 곳)과 빨강 점(ĵ가 가는 곳)을 끌면 격자 전체가 따라 휩니다. 숫자를 직접 넣어도 됩니다.
격자를 휘는 기계: 2×2 행렬
| 변환 | 행렬 | î가 가는 곳 | det | 쓰이는 곳 |
|---|---|---|---|---|
| 회전 θ | \(\begin{bmatrix}\cos\theta & -\sin\theta\\ \sin\theta & \cos\theta\end{bmatrix}\) | \((\cos\theta, \sin\theta)\) | 1 | 사진 수평 보정, 자이로 자세 계산 |
| 전단 | \(\begin{bmatrix}1 & k\\ 0 & 1\end{bmatrix}\) | \((1,0)\) 그대로 | 1 | 이탤릭체, 롤링 셔터 왜곡 근사 |
| 확대 | \(\begin{bmatrix}s_x & 0\\ 0 & s_y\end{bmatrix}\) | \((s_x, 0)\) | \(s_x s_y\) | 리사이즈, 화이트 밸런스 이득(3×3 대각) |
| 반사 | \(\begin{bmatrix}-1 & 0\\ 0 & 1\end{bmatrix}\) | \((-1,0)\) | −1 | 셀피 좌우 반전 |
| 투영 | \(\begin{bmatrix}1 & 0\\ 0 & 0\end{bmatrix}\) | \((1,0)\) | 0 | 그림자, 3D→2D 정사영, 최소제곱 |
행렬식은 넓이 배율이다
사진을 변환하면 원래 한 화소였던 영역이 변환 뒤에는 몇 화소를 덮을까요? 빛의 세기(단위 넓이당 에너지)를 보존하려면 이 비율로 밝기를 나눠야 합니다. 확률 밀도를 좌표 변환할 때도, 적분 변수를 바꿀 때도 똑같은 질문이 나옵니다. "이 변환은 넓이를 몇 배로 만드는가?"
선형 변환은 격자를 평행·등간격으로 유지하므로 모든 칸이 똑같은 비율로 넓어지거나 줄어듭니다. 그러니 단위 정사각형 하나가 몇 배가 되는지만 보면 됩니다. 단위 정사각형은 두 열벡터 \((a,c)\), \((b,d)\)가 만드는 평행사변형으로 가고, 그 넓이가 행렬식(determinant)입니다.
부호까지 보면 정보가 하나 더 있습니다. det < 0인 변환은 공간을 뒤집습니다. 오른손 좌표계를 왼손 좌표계로 바꾸고, 시계 방향을 반시계 방향으로 바꿉니다. 3D 그래픽에서 det < 0인 변환을 메시에 걸면 삼각형의 앞뒤 판정(정점 순서로 정함)이 뒤집혀 면이 사라지는 버그가 생기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행렬 곱은 변환을 이어 붙이기, 순서가 중요하다
카메라 파이프라인이든 게임 엔진이든 변환은 줄줄이 이어집니다. 물체를 돌리고, 기울이고, 카메라 좌표로 옮기고, 화면에 투영합니다. 정점 백만 개마다 행렬 열 개를 차례로 곱하면 계산이 열 배입니다. 미리 하나로 합칠 수는 없을까요? 합친다면 어떤 순서로?
먼저 \(B\)를 하고 그다음 \(A\)를 하는 합성 변환 \(\mathbf{v}\mapsto A(B\mathbf{v})\)도 선형입니다. 선형이면 행렬 하나로 쓸 수 있고, 그 행렬의 열은 역시 "î와 ĵ가 최종적으로 가는 곳"입니다. î는 \(B\)에 의해 \(B\)의 1열 \(\mathbf{b}_1\)로 가고, 그것이 다시 \(A\mathbf{b}_1\)로 갑니다. 그래서
한 번 곱해 두면 픽셀마다 행렬 하나만 곱하면 됩니다. 하지만 순서를 바꾸면 결과가 달라집니다. 30° 회전 \(R\)과 가로 전단 \(S\)로 직접 계산해 보면
순서를 바꾸면 결과가 바뀐다: BA vs AB
카메라에서도 순서는 실제 문제입니다. 뒤에서 볼 CCM은 화이트 밸런스를 먼저 적용한 뒤의 센서 값을 기준으로 맞춘 행렬입니다. 대각 행렬(화이트 밸런스)과 CCM은 일반적으로 교환되지 않으므로, 순서를 바꾸면 같은 숫자로도 색이 틀어집니다.
연립방정식은 "어떤 입력이 이 출력으로 가나"
이미지 센서의 이웃한 두 픽셀은 빛과 전하가 서로 조금씩 새어 들어갑니다(crosstalk). 픽셀 1에 들어온 진짜 신호 \(x_1\) 중 비율 \(\alpha\)가 픽셀 2로 새고, 반대도 마찬가지라면 측정값은 \(b_1 = (1-\alpha)x_1 + \alpha x_2\), \(b_2 = \alpha x_1 + (1-\alpha)x_2\)입니다. 측정값 \(\mathbf{b}\)에서 진짜 \(\mathbf{x}\)를 되찾을 수 있을까요? \(\alpha\)가 0.5에 가까우면?
이것은 \(A\mathbf{x} = \mathbf{b}\) 꼴의 연립방정식입니다. 변환의 언어로 바꾸면 질문이 선명해집니다. "\(A\)라는 기계에 무엇을 넣어야 \(\mathbf{b}\)가 나오는가?" 즉 변환을 거꾸로 돌리는 것, 역변환 \(A^{-1}\)입니다. 같은 방정식을 두 가지로 그릴 수 있습니다.
det = 0이면 평면 전체가 직선 하나(또는 점 하나)로 납작해집니다. 서로 다른 무수한 입력이 같은 출력으로 뭉개졌으니 정보가 사라진 것입니다. 그러면 두 경우뿐입니다. \(\mathbf{b}\)가 그 직선 밖에 있으면 해가 없고(어떤 입력도 거기로 가지 않음), 직선 위에 있으면 해가 무수히 많습니다(여러 입력이 거기로 감). 크로스토크 문제에서 \(\alpha = 0.5\)는 두 픽셀이 완전히 반씩 섞인 경우로, 어떤 수학으로도 원래 두 값을 분리할 수 없습니다. 합만 알 수 있지요.
열 그림으로 연립방정식 풀기와 조건수
시뮬레이터에서 보았듯이 "det = 0이냐 아니냐"는 실무에서 충분한 질문이 아닙니다. det가 0이 아니어도 두 열이 거의 평행하면 \(\mathbf{b}\)의 작은 오차가 \(\mathbf{x}\)의 큰 오차로 부풀어 오릅니다. 그 증폭률의 상한이 조건수(condition number)입니다.
색 보정 행렬: 센서 RGB를 사람의 RGB로
사람의 L·M·S 원뿔세포, 그리고 센서의 R·G·B 필터는 둘 다 "빛의 스펙트럼을 세 숫자로 요약하는 장치"입니다. 그런데 요약하는 방식(분광 감도 곡선)이 다릅니다. 특히 사람의 L과 M 원뿔은 봉우리가 30 n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크게 겹치는데, 센서 필터의 곡선은 제조 공정과 염료가 정합니다. 같은 장면에서 두 장치가 내놓는 세 숫자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맞출까요?
만약 센서의 세 감도 곡선이 사람 눈(정확히는 CIE 등색 함수)의 세 곡선의 선형 결합이라면, 센서의 (R, G, B)와 사람이 느끼는 색 사이의 관계는 정확히 3×3 행렬 하나입니다. 이 조건을 루터–아이브스 조건(Luther–Ives condition)이라 합니다. 실제 센서는 이 조건을 완벽히 만족하지 못하지만 근처에는 있으므로, 표준 색 차트(24색 등)를 찍어서 "센서 값 → 목표 sRGB 값"의 오차가 가장 작은 3×3 행렬을 최소제곱으로 구합니다(9장). 이것이 색 보정 행렬(CCM, Color Correction Matrix)입니다.
전형적인 CCM은 이런 모양입니다(이 장의 시뮬레이터에서 쓰는 예시 값이며, 실제 값은 센서마다 다릅니다).
행 합 = 1은 우연이 아닙니다. 화이트 밸런스를 거친 회색은 센서에서 \((g, g, g)\)입니다. CCM을 곱한 결과의 R 성분은 \(g\times(\text{1행의 합})\)이므로 행 합이 모두 1이면 회색이 그대로 회색으로 나옵니다. 행렬 언어로는 "\((1,1,1)\)이 고윳값 1인 고유벡터"라는 조건입니다(5절). 행 합이 깨지면 흰 벽에 색이 낍니다.
그런데 공짜가 아닙니다. 센서의 각 채널에는 독립적인 잡음이 있습니다. R 출력은 \(1.70R - 0.55G - 0.15B\)이므로 세 채널의 잡음이 모두 섞여 들어오고, 독립 잡음은 제곱합으로 더해집니다.
색 보정 행렬: 색을 살리면 잡음도 자란다
고유벡터: 변환해도 방향이 안 바뀌는 축
기계 부품의 한 점에 걸린 힘의 상태는 응력 텐서라는 2×2(3차원이면 3×3) 대칭 행렬 \(\sigma\)로 표현됩니다. 어떤 면의 법선 방향 \(\mathbf{n}\)을 넣으면 그 면에 걸리는 힘 \(\sigma\mathbf{n}\)이 나옵니다. 보통은 힘이 면에 비스듬히 걸려 미끄러지게(전단) 만들지만, 힘이 면에 정확히 수직으로만 걸리는 특별한 방향이 있습니다. 그 방향의 인장이 가장 크면 취성 재료는 그 수직 방향으로 갈라집니다. 이 방향을 어떻게 찾을까요?
질문을 변환의 언어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A\mathbf{v}\)가 \(\mathbf{v}\)와 같은 직선 위에 있는 \(\mathbf{v}\)는?" 대부분의 벡터는 변환되면 방향이 돌아가지만, 몇몇 특별한 방향은 늘어나거나 줄어들거나 뒤집힐 뿐 직선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이것이 고유벡터(eigenvector)이고, 그때의 배율이 고유값(eigenvalue)입니다.
먼저 손으로 찾아봅시다. 아래에서 v를 끌어 돌리면 Av가 따라 움직입니다. 두 화살표가 한 직선 위에 겹치는 순간이 고유벡터입니다.
고유벡터를 손으로 찾기
시뮬레이터에서 발견한 세 가지가 고유값 이론의 요점입니다.
- 대칭 행렬(\(A = A^\mathsf{T}\))의 고유값은 항상 실수이고 고유벡터끼리 직교합니다(spectral theorem). 응력 텐서, 관성 텐서, 공분산 행렬, 뒤에 나올 강성 행렬이 모두 대칭이라 이 좋은 성질을 누립니다. 응력 텐서의 고유벡터가 주응력 방향, 고유값이 주응력입니다.
- 반복 곱셈은 가장 큰 고유값의 방향으로 수렴합니다. 이 power iteration은 웹 페이지 순위를 매긴 PageRank의 계산 원리이기도 합니다. 링크 행렬의 지배적 고유벡터가 곧 페이지들의 중요도입니다.
- 회전 성분이 있으면 실수 고유벡터가 없을 수 있습니다. 회전 θ 행렬의 고유값은 \(e^{\pm i\theta}\)입니다. 2장에서 본 "복소수 = 회전"이 여기서 다시 나타납니다. 크기 \(|\lambda|\)는 한 번 돌 때마다의 확대율, 각도 \(\arg\lambda\)는 회전각입니다.
고유값은 구조물의 공진 모드다
3층 건물의 각 층은 기둥이라는 스프링으로 아래층과 연결돼 있습니다. 1층이 움직이면 2층이 끌려가고, 2층은 다시 1층과 3층을 당깁니다. 세 층의 운동이 서로 얽힌 연립 미분방정식이라 하나씩 풀 수 없습니다. 그런데 지진파의 어떤 주파수에서는 건물이 크게 흔들리고 어떤 주파수에서는 잠잠합니다. 그 위험한 주파수는 몇 개이고, 각각 건물은 어떤 모양으로 흔들릴까요?
층 질량을 \(m\), 층간 강성을 \(k_i\)라 하고 각 층의 수평 변위를 \(\mathbf{x} = (x_1, x_2, x_3)\)라 하면 뉴턴 법칙은 행렬 하나로 정리됩니다.
여기서 고유벡터가 등장합니다. 건물이 모양을 유지한 채 한 주파수로 흔들리는 해 \(\mathbf{x}(t) = \boldsymbol{\phi}\cos\omega t\)를 찾아 대입하면
이게 왜 문제를 푸는지가 핵심입니다. 모드 형상들을 새 좌표축으로 삼으면(\(\mathbf{x} = \sum q_n\boldsymbol{\phi}_n\)), 얽혀 있던 3개의 방정식이 서로 무관한 1자유도 진동자 3개로 풀립니다. 행렬을 고유벡터 기저로 바꾸면 대각 행렬이 되기 때문입니다(diagonalization). 각각은 4장의 단순 조화 진동자일 뿐입니다.
3층 건물의 고유진동수와 모드 형상
건물 설계에서 1차 고유주기(\(T_1 = 1/f_1\))는 내진 설계 하중을 정하는 가장 중요한 숫자 중 하나입니다. 지반이 그 주기 근처로 흔들리면 응답이 크게 증폭되기 때문입니다. 2017년 포항 지진에서 1층을 기둥만으로 띄운 필로티 건물들의 기둥 피해가 주목받은 것도, 시뮬레이터에서 본 것처럼 강성이 약한 층에 변형이 몰리는 현상과 관련이 있습니다. 같은 수학이 스마트폰 카메라의 손떨림 보정(OIS) 액추에이터, 반도체 장비의 스테이지, 자동차 서스펜션의 공진 설계에 그대로 쓰입니다.
SVD: 모든 행렬은 회전, 늘이기, 회전
고유값 분해는 강력하지만 조건이 까다롭습니다. 회전 행렬은 실수 고유벡터가 없고, 전단 행렬은 고유벡터가 하나뿐이며, 직사각 행렬(예: 1000명 × 50개 측정값 데이터, 640 × 480 이미지)은 \(A\mathbf{v} = \lambda\mathbf{v}\)라는 질문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입력과 출력의 차원이 다르니까요). 어떤 행렬에나 통하는 해부 도구가 필요합니다.
답은 질문을 살짝 바꾸는 데 있습니다. "방향이 안 바뀌는 축"이 아니라 "서로 직교하는 입력 축 중에서, 변환 뒤에도 서로 직교하는 축"을 찾습니다. 그런 축은 언제나 존재하고, 이것이 특이값 분해(SVD, Singular Value Decomposition)입니다.
기하적으로 읽으면 아름답습니다. 단위원을 아무 2×2 행렬로 변환하면 언제나 타원이 됩니다. 타원의 장축·단축 반지름이 \(\sigma_1, \sigma_2\)이고, 그 축 방향이 \(\mathbf{u}_1, \mathbf{u}_2\), 그 축으로 가는 원래 원의 두 반지름 방향이 \(\mathbf{v}_1, \mathbf{v}_2\)입니다. 변환은 세 단계로 쪼개집니다. ① \(V^\mathsf{T}\)로 돌려 \(\mathbf{v}_i\)를 좌표축에 맞추고, ② \(\Sigma\)로 축 방향으로만 늘이고, ③ \(U\)로 다시 돌립니다.
단위원 → 타원: SVD 세 단계 분해
SVD가 고유값 분해보다 일반적인 대가로, 입력 축 \(V\)와 출력 축 \(U\)가 서로 다릅니다. 대칭 양의 정부호 행렬(공분산, 강성)에서는 둘이 같아지고 SVD와 고유값 분해가 일치합니다. 4절의 조건수 \(\kappa = \sigma_1/\sigma_n\)이 "타원이 얼마나 납작한가"라는 것도 이제 그림으로 보입니다.
저랭크 근사: 큰 특이값만 남겨 이미지 압축하기
64×64 흑백 이미지는 4,096개의 숫자, 즉 64×64 행렬입니다. 하지만 하늘은 위아래로 부드럽게 변하고, 벽은 넓은 면이고, 이웃 행끼리는 거의 비슷합니다. 행렬의 행들이 서로 거의 비슷하다면 정보는 4,096개보다 훨씬 적을 것입니다. 그 "진짜 정보량"을 어떻게 재고, 어떻게 덜어 낼까요?
SVD를 열벡터와 행벡터의 곱(바깥곱)으로 풀어 쓰면 행렬은 랭크 1 조각들의 합입니다. 조각 하나는 "세로 패턴 \(\mathbf{u}_i\) × 가로 패턴 \(\mathbf{v}_i^\mathsf{T}\)"이고 세기는 \(\sigma_i\)입니다. 큰 \(\sigma\)부터 \(k\)개만 남기면
SVD 이미지 압축: rank-k 근사
실제 JPEG는 SVD가 아니라 고정된 기저(이산 코사인 변환, 5장)를 씁니다. SVD의 기저 \(U, V\)는 이미지마다 달라서 그것까지 저장해야 하고(저장량 공식의 \(m+n\)), 계산도 무겁기 때문입니다. 대신 SVD는 "이 데이터에 가장 잘 맞는 축"을 데이터에서 직접 찾아 준다는 점에서 비교할 수 없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도구가 쓰이는 곳
"공간 전체를 한 번에 변환한다"는 관점은 시리즈의 거의 모든 책에 등장합니다.
RGB ↔ XYZ ↔ LMS는 모두 3×3 행렬, 색순응(브래드퍼드 변환)도 행렬 세 개의 곱이다. SENSORBOOKCCM과 잡음
컬러 필터 분광 감도, 크로스토크 보정, 색 보정 뒤 SNR 손실. CAMERABOOKISP 파이프라인
화이트 밸런스(대각 행렬) → CCM → 감마, 카메라 보정과 기하 변환. DISPLAYBOOK패널 색 보정
목표 색 좌표를 내기 위한 RGB 서브픽셀 구동값은 3×3 연립방정식의 해다. AIBOOK신경망 = 행렬 곱의 사슬
층마다 Wx + b, 임베딩, 어텐션, 저랭크 미세조정(LoRA), PCA. CARBOOK진동과 좌표 변환
서스펜션의 고유진동수, 센서 융합의 회전 행렬, 차체 모드 해석. OPTICSBOOK광선 전달 행렬
근축 광학의 ABCD 행렬: 렌즈와 공간을 지날 때마다 2×2 행렬을 곱한다. TCADBOOK거대한 Ax = b
소자 시뮬레이션은 결국 수백만 원소 희소 연립방정식 풀기와 조건수 싸움이다. COMPUTERBOOKGPU와 행렬 곱
4×4 동차 좌표 변환, 행렬 곱 가속기의 구조.
핵심 정리
- 선형 변환은 기저벡터가 가는 곳만으로 완전히 정해진다. 행렬의 열 = 기저벡터의 행선지이고, \(A\mathbf{v}\)는 "열들을 성분만큼 더하라"는 뜻이다.
- det = 넓이(부피) 배율. 음수면 방향이 뒤집히고, 0이면 공간이 납작해져 정보가 사라진다. \(\det(AB) = \det A\det B\).
- 행렬 곱 = 변환의 합성(오른쪽이 먼저). 일반적으로 AB ≠ BA라서 회전·전단·화이트 밸런스·CCM의 순서가 중요하다.
- Ax = b는 "어떤 입력이 b로 가나". det = 0이면 해가 없거나 무수히 많고, det ≠ 0이어도 조건수 κ = σ₁/σ₂가 크면 잡음이 κ배까지 증폭된다.
- CCM은 센서 RGB를 표준 RGB로 옮기는 3×3 행렬. 대각 > 1, 비대각 < 0, 행 합 = 1(회색 보존). 채도를 살릴수록 잡음 증폭 \(\sqrt{\sum_j a_{ij}^2}\)이 커진다.
- 고유벡터 = 방향이 안 바뀌는 축, 고유값 = 그 축의 배율. 대칭 행렬은 실수 고유값과 직교 고유벡터를 가지며, 구조물의 \(K\boldsymbol\phi = \omega^2 M\boldsymbol\phi\)에서 고유값은 고유진동수², 고유벡터는 모드 형상이다.
- SVD: 모든 행렬 = 회전 · 축 방향 늘이기 · 회전. 단위원은 반지름 σ₁, σ₂의 타원이 되고, 큰 σ만 남긴 rank-k 근사가 최선의 근사다(에커트–영). PCA는 평균을 뺀 데이터의 SVD다.
확인 퀴즈
Q1. 행렬 \(\begin{bmatrix}0 & -1\\ 1 & 0\end{bmatrix}\)은 평면에 무엇을 하나?
Q2. 어떤 2×2 변환의 행렬식이 −3이다. 옳은 설명은?
Q3. 카메라 CCM의 각 행의 합을 1로 맞추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Q4. CCM의 한 행이 (1.8, −0.6, −0.2)일 때, 세 채널에 독립적인 같은 크기의 잡음 σ가 있다면 이 출력 채널의 잡음은 약 몇 σ인가?
Q5. 실수 2×2 행렬의 고유값이 0.9 ± 0.3i로 나왔다. 이 변환을 한 벡터에 반복 적용하면?
Q6. 1차 고유진동수가 3 Hz인 3층 건물에서, 모든 층의 질량을 4배로 늘리면(강성은 그대로) 1차 고유진동수는?
Q7. 256×256 이미지를 SVD로 rank-16 근사하면 저장할 숫자는 원래의 약 몇 %인가?